[SS] 이즈미와 이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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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에 실린 네버지스타 SS 중 하나입니다.
**네타바레 주의


이즈미와 이시노 - 1


처음 만났을 때부터 꺼려지는 남자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아직 평범한 머리를 하고 있었다. 목덜미에 닿은 머리는 정확히 하이넥의 경계에 있었다.

이상하게 큰 키 이외에는 보통 사람들 틈에 끼어 있었지만 종잡을 수 없는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붙지 마, 사키."

하나가 나간 후에, 나는 마코토의 무릎에 머리를 얹었다. 어리광 부리고 싶었던 게 아니야.

그가 어떤 사람인지 시험해 보고 싶었을 뿐.

"섹스는 하면서"

"남자랑은 안 해요. 네가 아무리 귀여워도."

"하나랑 닮았어도?"

"닮지 않았어요. 그녀가 더 예뻐요."

마코토는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음에 드는 비싼 접시를 만지듯이.

불만스럽게 눈썹을 찌푸리는 나를 보고, 그는 킥킥 웃었다.

"여자가 남자보다 아름답다. 어쩔 수 없는 일이죠."

마코토는 몸을 조금 움직여 내 머리를 치웠다. 그의 옆에 반듯이 누우면서 마코토의 목덜미를 나는 올려다보았다.

"놀아줘"

"싫어요."

"... 왜"

"너는 나를 싫어하잖아요"

웃으며 말해서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고 이해했을 때, 그는 이국의 마술사처럼 보였다. 옛날 동화에서 본 피리 부는 사나이.

은혜를 베풀지만 약속을 어기자, 무심하게 동네를 멸망시킨 남자.

"무리해서 따르지 않아도 돼요. 저도 아이는 좋아하지 않고."

"하나를 좋아하는 거야?"

"넓은 의미에서는요"

"좁은 의미로 하면?"

"호기려나"

"그게 뭐야?"

"화상의 근원"

파우더 슈가처럼 마코토는 달콤하게 속삭였다.

떨어져 가는 마코토의 손끝을 나는 쫓았다. 생선처럼 덥석 물었다.

그의 반응을 보고 싶었다.

놀랄 것인가, 눈썹을 찡그릴 것인가, 계속 웃고 있을 것인가.

그는 내가 싫은 건가. 응석을 받아줄 것인가.

"물 건가요?"

부드럽게 마코토가 물었다. 난 입을 열지 않았다.

웃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마코토는 빙글하고 손가락을 반전시켜, 내 입에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예상치 못한 행동에 눈이 휘둥그레지는 사이, 그의 손가락 안쪽이 내 위턱을 스쳤다.


오싹오싹했다. 오싹오싹한 곳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동물에게 물렸을 때는 잡아당기면 안 돼요. 이렇게 밀어 넣는거에요."

마코토의 손을 양손으로 잡고 나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딱, 이를 세웠다. 아플 텐데, 다른 생물처럼 마코토의 손가락은 미끈미끈 움직였다.

"그러면 답답해서 입을 벌리지. ——할게요"

"……"

갑자기 목구멍을 찔려 울컥 구역질이 났다. 나는 당황해서 손을 놓았다. 입도 열렸다.

뽑힌 마코토의 손끝은 피와 침으로 젖어 있었다.

빙긋 웃으며 마코토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아, 울어버렸네"

불쾌한 표정으로 눈물진 나를 놀리는 말이었다. 울컥 피가 머리에 쏠려, 그를 노려보았다.

이 순간부터, 쭉 마코토가 싫다.

"... 으..."

하지만, 난 아직 어린애였으니까.

정말로 그가 무서워져서 울어버렸다.

"자아, 자 이제 괜찮아요."

내가 문 손가락으로 마코토가 내 머리를 어루만진다.

울고 있는 동안, 우는 것이 기분이 좋아져서 나는 몸을 웅크리고 진지하게 울었다.

거짓 울음이 아니다. 눈물도 제대로 났다.

울고 있는 사이 하나가 돌아와서 마코토에게 화내면 좋을 텐데. 싫어졌으면 좋겠는데.

그런 생각도 있었지만.

"귀여운 아이"

안 속아.

파우더 슈가 같은 달콤한 울림.

"울지 마, 사키"

한 번 젖으면 더럽고 끈적끈적하다는 걸 알아.

단 것은 끈적거려.

개미의 행렬을 불러오게 돼.

그 날 웃는 모습을 봤을 때부터 난 쭉 마코토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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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와 이시노 - 2


하나와 마코토가 나를 초대한 곳은 유명한 호텔의 라운지였다.


훌륭해 보이는 회사원과, 품위 있는 부인들 뿐이다.


하나는 사치를 좋아하지만, 더 화려하고 귀여운 가게가 좋아해. 이 장소를 고른 건 마코토일까.


왜, 일부러, 이런 곳에 부른 걸까?


두 사람이 진지하게 보이는 것도 장소 때문인가?


"커피 800엔이래. 비싸네."


"좋아하는 거 마셔도 돼"


"칼피스"


"칼피스 없는 거 아니야? 키위 생과일주스 있어. 그걸로 하는 게 어때."


"키위보다 바나나"


" OK "


나는 바나나 주스를 주문했다. 바나나 주스는 1000엔이나 했다. 슈퍼에서 한 송이에 300엔이면 살 수 있는데 도대체 몇
개의 바나나를 쓸 생각일까?


메뉴판과 가격을 머릿속으로 따지며, 앞으로 일어날 일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눈에 들어올 리가. 커플 반지라니.


격식을 차린 옷이라니.


"사키, 저기 말이야."


하나에게 들으면 축하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마코토와 결혼하기로 했어."


속삭이는 목소리로 말하는 웨이터 씨가 바나나 주스를 건네주러 왔다.


나는 빨대를 꺼냈다. 컵에 꽂았다. 한 모금 마셨다.


태어나서 가장 맛있는 바나나 주스였다.


"그래서 말이야, 그걸 해주길 바래."


"그거라니?"


"교회 들어갈 때 에스코트 역할. 파파는 죽었잖아?"


웨딩드레스 차림의 하나의 손을 잡고 버진 로드를 걸어가는 나를 상상했다.


목적지는 마코토.


마코토에게 하나를 넘겨주는 역할.


"좋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버진 로드를 따라 신부와 걸어온, 어느 아버지보다, 신랑을 미워할 자신이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건 축복할 일이니까.


그녀도 기뻐 보이니까.


"정말? 아싸. 목사 역할은 칸나미군에게 부탁했어."


"가차 없네, 하나"


"결혼식장에 있는 목사님은 아르바이트생들이 많대. 모처럼이니 진짜가 좋을 것 같아서"


"세이지는 승낙했어?"


"협상 중. 해 줄 거야, 분명."


볼에 긴장을 풀고 꽃은 미소 지었다.


꽃은 매우 행복해 보였다. 신부가 되는 것을 진심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연적이 신부를 에스코트하고, 연적이 목사인 결혼식.


나는 웃었다. 나도 세이지도 저주는 내릴 수 없을 것 같다.


파티 초대장을 받지 못한 마녀가 아니다. 배고픈 늑대도 아니다.


마차나 마부로 변하는, 쥐나 호박 같은 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행복한 그녀는 너무 예쁘니까.


"그래……"


두 팔 가득 찬 꽃다발을 안고 세상에서 가장 그녀를 축하할 수 있을 것이다.


"기대되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마코토의 여유였다.


조금만 더, 아주 조금이라도, 황송해하면 좋을 텐데. 나도 세이지도 그의 적. 식이 엉망이 되는 것을 두려워해도 좋을 텐
데.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마코토의 입가의 미소가 깊어졌다.


테이블 위에 내민 손을 당겨, 무릎 위에 탁 놓는다.


원래 자세에서 허리를 펴고 가볍게 인사를 했다.


"이즈미 사키 씨"


빨대를 물면서, 나는 눈을 크게 떴다.


훌륭한 호텔의 라운지.


1000엔이나 하는 바나나 주스.


모두 이 때문이란 걸 깨달았다.


나를 어엿한 사람으로 인정하고 - 내게 인사하기 위해 여기로 초대했다.


"다시 한번, 이시노 마코토. 당신의 누나를, 이라고 해야 할지, 어머니를 이라고 해야 할지, 망설이다가 이곳에 왔습니다만."


누구나 목소리를 숨길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말한다. 나는 약하게 볼을 비틀었다.


열린 눈동자에 열이 치밀어 올랐다.


"당신의 하나를 저에게 주세요"


꽉 입을 다물고, 하나가 긴 속눈썹을 깜박였다.


꽃은 눈물을 글썽였다. 나는 눈을 부릅뜬 채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참고 있었다.


아아, 이별이다.


진짜 이별이구나.


하지만, 이렇게 기쁜 이별은 없다.


그렇겠지.


왜냐하면 마코토가 처음으로 나에게 머리를 숙이고 있다.


나를 위해 하나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침을 뱉어줘도 되지만 나는 눈치 빠른 남자니까.


어른임을 인정받은 남자니까.


"네."


마코토의 흉내를 내며, 나도 깊이 고개를 숙였다.


테이블에 코끝을 가까이 대자 바나나의 달콤한 향기가 났다. 아주 비싼, 특별한 바나나 주스.


"하나를 잘 부탁합니다"


나에 대한 존경을 담은, 낙원의 냄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