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칸나미 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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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에 실린 네버지스타 SS 중 하나입니다.
**네타바레 주의


그 아이에 대해 우리는 몇 번이나 회의를 거듭했다.


경험이 풍부한 목사들, 시설의 보육교사들도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당황하고 있었다. 누구나 과분한 사명을 띠고 있음을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의 이름은 칸나미 세이지. 불과 일곱 살에 어머니의 자살을 목격한 소년이었다.


세이지의 신변을 조사한 결과, 모친은 정신병을 앓고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아버지는 과거에 미심쩍은 죽음을 당했다.


복잡한 가정에서 자라면서 강렬한 트라우마가 심어진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그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세이지를 처음 만난 것은 나다.


심한 폭풍이 지나간 이른 아침, 그는 시설 앞에 있었다. 흠뻑 젖은 진흙투성이의 모습은 예삿일이 아님을 나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처음에, 근처에서 사고라도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나, 무슨일이니. 대체......"


"여기가 아동시설 맞나요"


소년은 지쳐있었지만 명랑한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그 얼굴을 들여다보고선, 허풍이 아니라 말을 멈췄다.


죽은 생선 눈을 한 아이라는 말이 있다.


불행한 체험을 해 버린 아이들은, 그러한 눈이 되어버린다.


세이지의 눈은 이미, 죽은 생선의 눈이었다.


"어머니는?"


"아까 죽었어요"


"뭐라고......?"


"벼랑 아래 있어요. 여기로 가세요 라고, 엄마에게 듣고 왔어요."


순간, 나는 세이지를 안아 올려, 급히 시설로 옮겼다. 목욕을 시키고, 식사를 시키고, 조심스럽게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나서 경찰에 연락했다.


그의 증언대로 그의 어머니는 벼랑 아래에 있었다.


"동반자살할 생각이었겠죠. 저만한 아이 앞에서 끔찍한 일을……"


"동행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다....... 그 아이의 상태는 어떤가요?"


"이해는 하고 있어요. 어머니의 죽음도, 여기서 살게 된 것도. 다만……"


"다만?"


"울지 않아요, 한 번도"


"…신중하게 상태를 지켜보자. 특별하게 취급하지 말고 다른 애들처럼. 아이는 적응성이 높으니까, 일상생활을 함으로써 치유할 수 있는 상처도 있겠지"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지만, 우리는 정말로 긴장하고 있었다.


밤중에 시설을 헤매는 모습을 보면, 파랗게 질려 달려나갔다. 조용하게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다음 순간에 망가질 것 같아 불안했다.


나는 카나자와에 어머니가 있다. 독실한 기독교인이며 내가 보기에도 화목한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어머니가 눈앞에서 죽으면 나는 어떻게 될까?


게다가, 그것이 자살이었다면.


"토즈카 씨"


세이지가 시설에 오고 나서 반년, 그는 웃는 얼굴을 보일 수 있게 되었다. 나와 직원들 이름도 외우고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했다.


"어서 와. 학교는 벌써 끝났니?"


"네."


"선생님한테 혼나거나 하지 않았어?"


"안 혼나. 세이쨩은 항상 선생님한테 칭찬받는걸."


같은 학년의 아이가 그보다 신나게 가슴을 젖힌다. 세이지는 조심스럽게 미소 짓고 있었다.


슬픈 과거는 그 속에서 떠났다고 생각했다.


그날까지.


"세이쨩...!"


"세이지......!"


봄의 폭풍이 왔다. 춘뢰가 요란한 하늘 아래, 호우가 내려치고 있었다.


그런 악천후 속에 세이지가 자취를 감추었다.


"마지막 모습을 본 건?!"


"세이쨩, 누구랑도 안 놀았어. 계속 천둥을 보고 있었어"


울음 섞인 목소리로 아이가 창 밖을 가리켰다. 번개에 떠드는 아이들에 섞여 나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세이는 천둥을 보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그 산을 보고 있었다.


레인코드를 입고 자전거에 올라탔다. 악천후 속에서라면 차보다 이쪽이 더 찾기 쉬울 것 같아서였다.


30분 정도 찾아다니다가 겨우 세이지를 발견했다. 사람 하나 없는 폭풍의 산길 속, 기계처럼 묵묵히 계속 걷는 등을.


자전거에서 뛰어내려 나는 세이지를 붙잡았다.


흠뻑 젖은, 흙투성이로, 그는 그날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창백한 빛이 우리를 물들인다. 천둥은 신의 심판이다.


신이 우리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가지 않아도 돼"


세이지를 부둥켜안으면서, 나는 그렇게 말했다. 그는 여전히 웃지도 울지도 않았다.


답답한 듯이, 어색하게, 가만히 내 팔에 안겨 있기만 하면.


"너는 거기에 가지 않아도 돼. "


세이지가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억수 같은 비가 우리의 뺨을 씻어내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자전거에 세이지를 태우고 걸었다. 세이지는 걸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그가 내 손을 뿌리치고 벼랑으로 달려가 버리는 것이 무서웠다.


세이지는 폭풍우가 치는 하늘을 쳐다보며 입을 벌리고 있었다.


"더러우니까 마시면 안 돼. 목이 마르면 주스를 사줄게."


"산성비죠. 알고 있어요."


나는 흠칫 놀라 세이지를 돌아보았다. 그렇다면 왜 이 아이는 혀를 내밀고 더러운 물을 탐한 걸까.


빗방울에 눈을 내리깔고 세이지는 미소 지었다.


어린이의 한 점 파편도 없는 지친 노인 같은 눈빛으로.


"...... 하지만, 어디로 가면 좋을지 모르겠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