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쿠보야와 선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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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에 실린 네버지스타 SS 중 하나입니다.


나는 선택한다.


내일의 내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역 앞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는 겨울 스튜 특집을 하고 있었다. 나에게 메뉴를 내밀면서 맛키가 켄타로에게 말했다.


"츠쿠이 군, 한턱 내줘."


"하?"


"동아리 고문도 아닌데, 학생들에게 못 사줄리 없지. 쿠보야군과 미카게군을 대접해 줘. 내친김에 내 것도."


"내키지가 않네."


"괜찮아, 괜찮아! 저녁식사할 만큼의 용돈 정도는 있고"


당황해서 사양하는 나의 정면에서, 세이쨩이 환성을 질렀다. 만세의 포즈를 점원이 돌아보았다.


"야호! 얻어먹는다!"


"자기 돈으로 먹고 살 생각은 애당초 없었잖아. 너는 인생 동안, 다른 사람의 동반 역을 너무 많이 맡았으니까."


"동반이 뭐야?"


"대접 받는 거"


"배고프다고 하면 먹고 가라고 하는 걸."


"바보야. 공짜보다 비싼 건 없어."


어깨를 움츠리면서 켄타로가 커피와 립스테이크를 고른다. 세이쨩은 햄버그로 하겠다고 외쳤다.


"미하루는 정했어?"


"아, 응. 괜찮아."


나는 빠르게 말했다. 사실, 어떤 메뉴도 눈부셔서, 정할 수 없었다. 나 스스로의 우유부단함에 미안해졌다.


하지만 이럴 때 세이쨩이 분명 말할 것이다.

"뭐 할 거야? 오므라이스? 나도 먹고 싶었으니까 반반씩 하자"


들뜬 세이시로의 목소리에 나는 안심했다. 이것으로 망설이지 않아도 된다. 세이쨩도 기뻐해 준다.


턱을 괴고 있던 맛키가 닫으려던 메뉴를 열었다.


"오므라이스 어젯밤에 먹었잖아. 정말 괜찮아?


"에ー! 어젯밤에 렌지의 오므라이스였어?"


"그래. 너는 통금시간을 안 지켜서 못 먹었지만 말이야. 부모님께 잘 말해두세요."


"기숙사 생활의 귀가 관리는 교사의 일이 아닌가."


"아아, 또 그렇게 포기한다."


"…………"


"형, 오므라이스 반으로 나누자. 나 둘 다 먹을 수 있어."


"밥 대신 그걸로 할까"


"엣, 엣......"


식사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분위기가 되어, 나는 황급히 메뉴를 열었다. 먹음직스러운 식사가 잔뜩 눈에 띈다.


새우 그라탕도 맛있을 것 같고, 스튜 조림 햄버거도 먹어 보고 싶다. 기간 한정 스파게티도 맛있겠다.


결정하지 못하고 지쳐버린다. 하지만, 기다리게 하면 미안하고…….


"괜찮아. 30분은 기다릴게."


손목시계를 두드리며 맛키가 웃는다. 부담감에 나는 얼굴이 굳어졌다.


'"30분? 왜 30분이나 걸려?"


"망설여질 때는 어·떤·걸·로·할·까로 결정해야지, 미하루. 아니면 나베야키 우동으로 해."


"나베야키 우동..."


세이쨩의 주문에, 나는 나베야키 우동을 찾아서 페이지를 넘긴다. 맛키가 옆에서 눈썹을 치켜올렸다.


"미카게 군은 어느 것이든 한 개로 정하는 습관을 들이세요ー"


"고를 수 없는 걸!"


세이쨩의 삶을 표현하는 한마디였다.


"형, 나베야키 우동도 먹고 싶어"


"다 먹을 수 있다면 먹으면 되잖아. 미하루도 사양하지 마. 먹을 수 있는 만큼만 주문하면 돼. 패밀리 레스토랑에 온 건 처음인 건가?"


"처음은 아니지만……"


나는 열심히 메뉴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결국 나도 아마 세이쨩과 똑같다.


음식은 다 먹고 싶다.


다 먹을 수 없다는 걸 아는데도.


"그러니까, 그러니까……"


'어떤 걸로 고민하고 있는지, 말해 봐'


"앗."


켄타로가 메뉴를 집어 들었다. 맛키가 휙 빼앗아 내 품으로 돌려보냈다.


"재촉하지 마. 담배라도 피우면서 기다리면 되잖아"


"배가 고파"


"배고파"


"이 형제..."


"저, 정했어, 정했어! 새우 그라탕 할래!"


"정말 그래도 돼?"


"....... 그런 말을 들으면...."


"너야말로 현혹시키지 마!"


"새우가 좋아, 새우로. 맛있을 것 같아. 미하루, 조금 줘."


많은 소리에 혼란스러워진다. 무엇이 정답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선택은 무엇인가.


갈팡질팡하며 찾아가는 시선을 돌리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맛키는 웃으며 말했다.


그 말은, 아마도, 이상의 정답이었다.


"먹고 싶은 게 많으면, 또 오면 돼."


그렇구나. 이것이 끝이 아니구나. 이것만 할 필요는 없다.


그런 간단한 것을 나는 쭉 눈치채지 못했다. 뺨에 긴장을 풀고, 나는 메뉴를 주문한다.


기간 한정 스튜 메뉴를 시킨 것은, 아직 조금, 내가 조심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내일의 내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