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마키하라와 칸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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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에 실린 네버지스타 SS 중 하나입니다.

"그럼, 다음 개구리의 노래"


"…………"


"아, 커다란 밤나무 아래서라도 좋아요"


"…………"


칸나미씨는 한숨을 내쉬고, 건반으로부터 손을 놓았다.


"고양이 춤이라든가, 반짝반짝 별이라든가, 도토리 데굴데굴이라든가, 아까부터 어째서 바이엘 같은 곡만 연주시키는 거야"


"바이엘이라니요?"


잔을 입가로 옮기면서,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는 어깨를 움츠릴 뿐 대답을 하지 않았다.


밤의 목사관에 피아노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야간 소음이 되니까, 8시까지라고 그는 말했다.


깨끗한 음악을 소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지만, 칸나미씨의 그런 점은 좋아한다.


"음악시간에 배웠어요. 저는 피아노 하모니카로 연주했죠. 도ー레ー미ー파ー솔ー라ー시ー도ー"


"너라도 칠 수 있는 노래를 들어봤자 즐겁지 않잖아."


"너무 어려운 주문을 하면 불쌍할까봐……"


칸나미 씨는 눈썹을 올리고, 건반으로 시선을 되돌렸다. 뭐 취했으니까. 그런 말투는 언짢지 않았다.


그가 친절해서, 내 기분도 좋았다. 위스키를 자작하면서 피아노에 기대었다.


"노래할 수 있는 곡이 좋겠지. 춤출 수 있는 곡이라도"


"소음은 민폐인데"


"작게 춤출게. 함께 즐길 수 있는 게 좋아요. 손장단은 방해돼?"


칸나미씨는 웃었다.


"방해"


"클래식은 몰라. 짜자자잔ー 밖에."


"클래식이 아니어도 돼"


"재즈는?"


"재즈에 아는 곡 있어? 잘하지는 못하지만 괜찮아"


"그게 좋겠다.왈츠...으음, 왈츠..."


"왈츠 포 데비"


"맞아, 그거! 느린 느낌이지, 중간에 템포가 빨라지는 게 좋아"


유리잔을 흔들며 내가 웃자 그도 상냥하게 쓴웃음을 지었다. 건반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더듬듯이 소리를 낸다.


"악보 없이 칠 수 있을까?……춤 안출 거야?"


"에?"


"춤추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쳐줄게"


"약속하겠습니다. 건배해줘"


응석부리 듯이 말하자, 칸나미 씨는 글라스를 들어주었다.


건배의 신호로 나는 잔을 다 비우고, 칸나미씨가 왈츠 포 데비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리듬을 타고 몸을 흔들면서 진심으로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노래하거나 춤추거나 할 수 없는 만큼, 몸속 깊이 환희가 튀어 간다.


나는 계속 웃고 있었고, 나를 곁눈질하면서, 칸나미 씨도 우스운 것 같았다.


둘 다 취해있었다. 상냥한 그가 기뻐서, 나는 경청하는 동안 너무 들떠 있었다.


소리 내어 웃거나, 잡담을 할 수 없는 수만큼, 콸콸 알코올을 흘려 넣는다.


곡이 끝나고 박수를 칠 무렵에는 시야가 흐릿했다.


"어? 취했나?"


"아하하, 거짓말하지 마."


칸나미 씨는 상대해 주지 않았다.


"아니, 정말로. 큰일 났네. 취했다고 하면 돌려보내버리려나. 아까우니까 조용히 하자"


"본심이 전부 새고 있는데……. 뭐가 아깝다고?


"기분 좋잖아, 오늘 밤"


흐릿한 시야 속에서 칸나미 씨가 눈썹을 치켜들었다.


본심을 말한 순간, 기분이 언짢아졌기 때문에 나는 실망했다.


"술 취한 척하면서 시비를 걸려고 해도 소용없어. 네가 이 정도로 취할 리가 없…… 비웠어?!"


피아노 위에 놓인 병을 들어 올리며 칸나미 씨는 경악의 소리를 질렀다.


"그 짧은 시간에 비웠다고?!"


"에헤헤. 즐거워서 한 잔 했어."


"돌아가"


"말할 줄 알았어……"


"노래하고 춤추고 토하기 전에 돌아가"


"한 곡 더! 앙코르!"


"교직자가 이런 식으로 술을 마시면 창피하지 않아?"


"내일부터 반성할 테니까ー"


"내일부터라는 녀석이 실행으로 옮긴 적은 한 번도 없어."


"맞는 말씀입니다. 새로운 병 주세요. 그리고 앙코르 해주세요"


"취한 사람에게 연주해줄 곡은 없습니다. 잠깐만 남의 집 찬장을 마음대로…"


"후후. 앙코르와 알코올은 비슷하네……"


"술 냄새나! 좀 엉겨오지 말고……"


즐거운 기분이 되어 웃으며 뒹굴었다.


칸나미 씨가 치지 않았던, 왈츠 포 데비가 머릿속을 흐르고 있었다. 그래서 내 승리인 줄 알고 웃었다.


마지막에는 칸나미 씨도 웃고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