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마키하라와 켄타로

www.tarhs.com/thxlove/index.html
홈페이지에 실린 네버지스타 SS 중 하나입니다.


츠쿠이군이 오면 모두가 아주 기뻐한다.


츠쿠이군이 오면, 모두는 츠쿠이군에게 가버리기 때문에, 매우 분하다.


맨날 보는 내 얼굴보다 확실히 더 레어하겠지만.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얼굴 하지 마."


내 시선을 알아차리고 그는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순간, 아이들도 쩔쩔매는 표정이 되었다.


그 점도 참을 수 없이 분하다.


"마키하라, 이봐. 일단 학생 학부모니까 말이야."


"선생님은 아직 켄타로가 싫어?"


달래는 듯한 분위기에 마지못해 반성했다. 적어도 교사가 다른 사람을 가리는 것은 좋지 않다.


나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려고 했다.


"그런 건 아니지만, 츠쿠이군은 한가해?"


쥐죽은듯이 사방이 조용해졌다. 아차, 독을 뱉어버렸다.


"아, 그런 뜻이 아니라. 이렇게 자주 지방에 올 정도로 휴일에 할 일이 없는 걸까해서"


"미안하게됐네. "


"친구 없어?"


"선생님……"


"아니, 그런게 아니고!"


무슨 말을 해도 나쁜말로 들려 나는 매우 초조했다. 이런 식이면 아이들의 마음은 자꾸 츠쿠이군에게 향하고 만다.


가볍게 숨을 몰아쉬며 츠쿠이 군이 중얼거렸다.


"내 동생 때문에 폐를 끼쳤어. 이 녀석들이 신경 쓰이는 건 당연하잖아."


노린 것은 아니겠지만, 그 말에 모두들 멋쩍게 웃고 있었다. 츠쿠이군이 신경을 써줘서 솔직히 기뻤던 것 같다.


주가를 잘 올리는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소파에 혼자 앉았다. 모두에게 둘러싸인 그를 말없이 바라보다.


확실히 츠쿠이군은 언뜻 보자면 믿을 만할지도 모른다. 남자가 좋아하는 형 타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정도로 치켜세워질 정도일까?


(아, 이건 질투나네...)


나 스스로 깨닫고, 나는 턱을 괴었다.


무릎을 껴안으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 아이들을 츠쿠이군에게 빼앗기는 게, 나는 재미없는 거구나.)


좋지 않은 일이다. 내 것인데 라니, 생각해 버리는 것은 무섭다.


그건 실패의 근원이니까.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모두가 츠쿠이군과 사이좋게 지내는건 자유인데...)


그때 갑자기 츠쿠이군과 눈이 마주쳤다.


소파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있는 나를 보고 더욱 그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주눅들어 보였는지도 모른다. 반사적
으로 나는 울컥했다.


반론을 찾기 전에 츠쿠이 군은 내 곁까지 다가왔다. 스치듯 툭 하고 친근하게 어깨를 두드렸다.


직전까지 아이들과 웃고 있었던 탓일까.


얼굴은 무척 상냥했다.


"다 큰 어른이 삐치지 마. 나중에 술 마시러 같이 가줄게."


"…………"


부엌으로 사라지는 등을 나는 말없이 배웅했다.


형 같은 대사나 행동. 억울하지만 그를 좇게되는 이유를 알 것 같아.


(얌전히 상대해주기를 기다리고 싶어진다……)


착잡한 기분으로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가 향한 주방 쪽에서 라이터를 문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일단 여기는 금연이라고 트집을 잡자. 아이들에게 이상한 것을 가르치지 않도록 감시해 두자.


그리고, 약속을 지켜서, 나중에 같이 마시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