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카야와 켄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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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에 실린 네버지스타 SS 중 하나입니다.


해가 진 도심은 TV 보도의 영향으로 위험해 보였다.


네온 불빛이나 사람의 얼굴, 말소리, 정보가 너무 많은 탓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등을 쫓고 있으면 안심되었다.


"너, 서툴구나"


츠쿠이 씨는 나를 돌아보며 그렇게 말했다. 사람과 부딪치면서, 나는 가방을 다시 고쳐 메었다.


"무슨 말입니까?"


"인파 속을 걷는 게"


그의 지적은 옳았다. 비스듬히 옆으로 스텝을 밟으며 나도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요령 있다면 알려주세요"


"바로 뒤에서 따라와"


"…………"


"가까워"


나는 질렸다. 그의 지시는 언제나 일방적이고 불친절하다.


"츠쿠이 씨, 츠쿠이 씨, 오랜만이네요."


뜰에 주저앉아 있던 소년이, 돌연 츠쿠이 씨에게 말을 걸었다. 나와 동갑 아니면 연하 정도였다.


츠쿠이 씨는 언뜻 보고선 떠나갈 거라고 생각했다. 왠지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는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소년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여어. 일은 쉬는 날인가"


"그 가게는 벌써 그만뒀슴다. 친구를 기다리고 있어요. 석 달 만 아닌가요?


쿠보야 같은 말투로 소년은 라이터를 내밀었다. 츠쿠이 씨는 몸을 굽혀 담뱃불을 붙였다.


신나게 이야기하는 그들에게, 내 존재를 주장하기 위해서 나는 일렀다.


"츠쿠이 씨. 여기는 흡연 구역이 아니에요."


그는 무시했다. 나는 불쾌했다.


4분 20초 정도 대화를 한 뒤, 노란 머리의 소년이 나를 돌아보았다.


"지금 돌봐주는 녀석인가요? 성실해 보이는데요"


"아니야. 동생 친구야."


"동생있었슴까. 데려와주세요, 놀러 갈 때 데려갈 테니까."


"만나게 하겠냐?"


"과보호네―"


"너희들을 위해서다."


"에?"


9분 25초를 지난 뒤, 간신히 츠쿠이 씨가 뒤돌아 보았다. 손목시계를 바라보는 나에게 눈썹을 치켜들고 소년과 작별을 고했다.


아까와 같이 걷기 시작했다. 사람 틈새를 잘 비집고 다니는 그의 뒤를 나는 따라다녔다.


"누구인가요?"


"일 때문에 알게 된 아이야"


츠쿠이 씨는 돌아보지 않았다. 큰 거리의 신호가 빨간색으로 바뀌어 그는 걸음을 멈추었다. 적신호는 마음에 들었다. 그를 따라잡을 수 있으니까.


옆에 나란히 서서 나는 그를 내려다보았다.


"세이시로를 만나게 할 건가요"


"못 만나게 할 거라고 했잖아."


"그를 돌봐주고 있었나요?"


"하?"


"지금은 나를 돌봐주고 있느냐고 그가 물어서"


"…………"


"나를 돌보고 있지 않다고 당신은 말했어"


차도 측의 신호가 점멸하기 시작했다. 연속되는 얼빠진 신호음 속에 츠쿠이 씨는 쓴웃음을 지었다.


툭하고 손가락 뒷면으로 내 팔을 두드렸다.


"그래, 오늘 밤엔 나를 돌봐줘."


"어째서?"


"술 마시러 갈 거니까. 항상 그 가게에서는 탕진하게 돼. 돌아가는 길엔 네가 앞장서."


10분간의 방치를 메꿀 정도로 기분 좋은 말이었다.


사명감을 띠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대로 외워두자. 그의 앞에 서서 역까지 이끄는 방법.


그리고, 라이터 켜는 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