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세이시로와 켄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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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에 실린 네버지스타 SS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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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찍은 사진을 유령동에 장식했었다.


저건 어릴 때 흉내를 낸 것이다. 형과 함께 살 때는 TV 옆에 가족사진이 나란히 놓여있었다.


"얼마 전에 찍은 사진 다 나왔어"


형의 방 TV 옆을 치우고, 나는 그렇게 말했다. 내가 떨어뜨린 잡지를 형은 황급히 주워 모았다.


"어질러놓지 마. 사진은 상관없는데, 왜 액자에 들어가 있는 거야?"


"여기 꾸밀거야"


"하지마"


"왜, 옛날에는 이랬잖아. 더 늘리자"


형은 입을 비쭉하고 잡지를 양팔로 안았다. 나는 콧노래를 부르면서 사진을 텔레비전 옆에 장식했다.


우리들의 웃는 얼굴이 형의 방에 있다.


"응."


"뭐가 응이야. 만족스럽다는듯이"


"이러면 형도 외롭지 않잖아"


형은 웃으며 내 엉덩이를 찼다. 치운 잡지를 책장에 처박고 있었다.


"부끄러워. 여자가 오면 숨겨야겠네"


"우리 부끄러워?"


"너희들 사진을 장식해놓는 일 같은 게 부끄러워"


"렌지도 그랬어. 유령동에 사진 붙였을 때 말이야. 그래도 제일 예쁘게 해줬어."


만족스러운 듯이 숨을 내쉬고, 나는 형을 올려다보았다.


"분명, 형도 그럴 것 같아. "


"안 해. "


볼을 느슨히 풀고 형은 웃었다.


옛날에 살던 집에는 형 사진이 잔뜩 있었다. 첫 아이니까 사진을 많이 찍었다고 엄마들은 말했었다.


형을 위해 산 카메라. 형을 위해 산 비디오. 지금은 어디에 있는 걸까.


형은 그 행방을 찾지 않는 걸까.


"다음에……"


잔에 오렌지 주스를 콸콸 따르며, 형이 중얼거렸다.


"뭐?"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뭔데 뭔데 뭔데? 말해줘"


나는 데굴데굴 굴러서 형의 발밑에 도착했다. 발뒤꿈치로 형 등뒤의 셔츠를 넘겼다.


바닥 더러워, 라고 하면서 형은 쑥스러운 듯이 웃었다.


"둘이 찍을까 했어. 가족 사진은 앞으로 더 안 찍을 것 같고."


부엌 바닥에서 올려다본 형은 옛날 형과 많이 닮았었다.


싱크대 앞에 선 형을 돌아보게 하고 싶어서, 나는 열심히 여러 시도를 하고 있었다. 여러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바보 같네. 공짜로 쓸 수 있는 사진기자를 아는데, 걔한테는 부탁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고 돈 주고 찍는 것도 바보 같고."


"형이 원한다면 엄마랑 아빠한테 연락할게, 나"


"바보. 됐어. 바보 같은 소리를 했네."


손을 뻗어 한 손을 잡았다. 형은 한 번 잡아주고 나서 거추장스러운 듯이 손가락을 풀었다.


유리잔을 잡고 내 허공을 걷기 시작했다.


흘러내린 오렌지 물방울이 내 바로 위에 뿌려졌다. 물방울은 한순간에 커져 내 이마를 적셨다.


형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아. 잠자코 있는 게 좋겠어. 그런 기분이 들어서, 나는 혼자서 이마를 닦았다.


(아마 형이 제일 혼자가 되기 싫었던 거겠지)


집이 뿔뿔이 흩어졌을 때. 엄마와 아빠의 귀가가 늦었을 때. 혹시 그 전부터.


그런데 왜 지금도 형은 혼자 있는 걸까.


"세이시로, 이리 와. 똑바로 앉아."


"나랑 사진 찍으면 방에 장식해 줄래?"


"장식 안 해"


"장식해둔다해도 누가 오면 숨길 거야?"


"장식 안한다고 했잖아. 아까 한 이야기는 잊어버려."


형이 텔레비전의 채널을 바꿨다. 와 하고 웃음소리가 넘쳤다.


세상에서 외로운 사람을 찾는다면, 사진을 그대로 둘 것인지 사진을 숨길 것인지에 따라 구별이 된다고 생각한다.


옛날 집에 장식된 사진은 결국 모양만 남게 됐다. 좋은 기억만으로 남았다.


형은 그 걱정을 하고 있을까. 그렇다면, 안심해도 좋을텐데.


나는 사진 그대로 둘 것 같은데.


"4 나누기 2는 2잖아"


"응?"


"그 다음, 2나누기 2를 해서 멋대로 1이 된 건 형인데"


"무슨 얘기야?"


의아스러운 듯이 형이 돌아보았다. 나는 말을 멈추고 바퀴벌레 흉내를 내기로 했다. 형은 깔깔 웃어대며 이윽고 진심으로 화를 냈다.


죽은 바퀴벌레 흉내를 내며 천장의 형광등을 올려다본다.


형의 아이디어는 슬쩍 마코토에게 전달해 보자고 생각했다. 마코토는 분명히 그런 걸 기뻐할 테니까.


멋진 가족사진이 생기면 형한테 알려줄 것이다.


그 나눗셈이 쓸데없었다는 걸, 오렌지 주스가 얼굴로 쏟아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