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에튀드-2

고고한 도적의 에튀드 ~북&서~

 

[1화]

아키라: 내일은 임무에 나간다고 했었지. 물병 챙겨가야겠다. 어디에다 뒀었지?

아키라: 아... 이 커프스 단추... 그때의..

아키라: 하하, 그립네....

손바닥 안에 커프스 단추를 쥐고 나는 기억을 더듬었다.

북쪽 마법사들과 처음으로 훈련에 나간 날의 기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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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의 왕도에서 일어난 토비카게리의 사건을 일단락시키고 얼마 지난날의 밤.

다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키라: ...어라? 무슨 일일까... 한 사람은 브래들리의 목소리인가...

브래들리: ...아아, 그러냐! 그럼 두 번 다시 꼬시지 않을 테니까 마음대로 해!

콰당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울렸다. 뚜벅뚜벅, 소란스러운 발소리와 함께 브래들리가 나의 앞에 나타났다.

그는 손에 두 개의 유리잔을 들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위스키병을 안고 있었다.

브래들리: 현자냐. 마침 잘됐다, 같이 한잔해.

말하자마자 유리잔을 던졌다. 당황하며 받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키라: 에? 술이요? 저, 못 마시는데요...

브래들리: 하아? 애냐. 오늘은 이놈이고 저놈이고 날 차기나 하는군.

아키라: 누구한테 차였나요?

브래들리는 불쾌한 표정을 하고 빠른 발걸음으로 걸어나가며 위스키 뚜껑을 열었다.

한 손으로 유리잔에 콸콸 술을 부었다.

브래들리: 몰라, 저런 바보. 잠깐 갇혀있었던 새에 꽤나 박정해졌잖아.

브래들리: 죽다 만 놈을 주워서 돌봐주고 파트너 취급까지 해줬는데 말이야.

아키라: 파트너 취급? 마법관에 지인이 있었나요?

브래들리가 움직임을 멈췄다. 나를 곁눈질로 보며 벌컥하고 유리잔을 기울여 단숨에 들이켰다.

브래들리: 없어.

아키라: 그런가요...? 스노우하고 화이트가 말했었어요. 이번엔 인연이 있는 마법사들이 많다고.

아키라: 그래서 브래들리도 혹시나 하고...

브래들리: 흥. 인연따윈 없어. 길게 살다 보면 안면 있는 놈들도 많아져. 그것 뿐이야.

브래들리: 다 끝난 일이야. 한쪽이 끊어버렸으니까. 이거 주방에 돌려놔.

아키라: 에? 잠....

말릴 새도 없이 브래들리는 어딘가로 가버렸다.

나는 망연하게 유리잔을 내려다 봤다. 하나는 사용됐고 하나는 미사용된 채인.

강한 알코올냄새를 피우는 두 개의 유리잔은 어딘가 쓸쓸해 보였다.

아키라: (끝난 일이라니, 어쩐지 슬프네. 누굴 말하는 걸까...)

숨을 내쉬고 유리잔을 안고 걸어가려 할 때....

엄청난 소리를 내며 천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키라: 에에에에....!?

깜짝 놀라 위를 올려다봤다. 마법관의 천장에 뻥하고 구멍이 뚫려서 틈새로 밤하늘이 보였다.

밤하늘을 빠르게 날아다니는, 빗자루에 탄 인영은 미스라와 오웬인가?

클로에: 지금 무슨 소리... 우와!! 마법관이 부서졌어!

라스티카: 괜찮나요, 현자님?

라스티카와 클로에가 달려왔다. 클로에의 팔 안에는 한 장의 그림이 있었다. 거기에서 쌍둥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림 속의 스노우: 이런이런, 소란스러운 녀석들이군. 미스라와 오웬은 북쪽나라의 기분이 빠지지 않은 모양이구나.

그림 속의 화이트: 뭐, 금방 익숙해지진 않을테니... 머지않아 임무가 시작될 텐데 곤란하구먼.

클로에: 애초에 오즈님이 있다고 해도, 북쪽 나라의 마법사들이 함께 임무라니 괜찮은 거야...?

그림속의 스노우,화이트: 어떨런지....

클로에: 에에...?

그림 속의 스노우: 호호호. 열쇠가 되는 건 브래들리일 것이네.

아키라: 브래들리? 브래들리는 미스라나 오웬보다 마력은 약하죠...?

그림 속의 화이트: 마력은 약하다만, 브래들리는 기지가 있는 남자니까 말이야. 요령이 좋아.

그림 속의 스노우: 라스티카여. 우리들을 브래들리의 방까지 옮겨주지 않겠나?

라스티카: 알겠습니다.

나는 안뜰로 나와서 조마조마하며 밤하늘을 지켜봤다. 안뜰에는 루틸이나 카인의 모습도 있었다.

미스라와 오웬의 싸움은 격렬했다. 하지만 미스라 쪽이 이기고 있었다. 오웬의 빗자루가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총성을 울리며 새로운 인영이 빗자루에 타고 밤하늘에 나타났다.

아키라: (아... 브래들리다)

브래들리: 재밌는 짓을 하고 있잖아. 나도 끼워달라고. 가세해주길 바라는 건 어느 쪽이냐!?

오웬: .... 시끄럽네....

미스라: 마침 잘 왔네요. 이 사람 끈질기니까 말려주세요.

오웬은 겁낸 듯 움직임을 멈췄다. 혀를 차는 소리를 내며 오웬은 연기처럼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아키라: (아아, 그런가... 미스라와 오웬이 싸우고 있을 때, 브래들리가 붙은 쪽이 이기는 건가)

넉살스러운 대사를 한 것도 반은 계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 증거로 오웬이 사라진 후, 브래들리는 의기양양한 모습도 보이지 않고 더욱더 불쾌한 표정을 하고 사라졌다.

분명 본의 아니게 쌍둥이가 말한 것에 따라 준 것이겠지.

아키라: (스노우네가 말한대로 북쪽마법사들이 잘 지내기 위해선 브래들리가 열쇠가 될지도 모르겠어...)

아키라: (다음에 브래들리와 말해보자. 조금 무섭지만...)

아키라: (술친구는 못되겠지만, 같이 차를 마시는 친구라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고...)

[고고한 도적의 에튀드 2화]

수일 후, 차가운 허브티가 들어있는 주전자와 과자를 가지고 브래들리의 방을 찾아갔다.

그러자 안에서 문을 연 건, 브래들리가 아니라 스노우와 화이트였다.

스노우: 어라, 현자가 아닌가.

화이트: 딱 좋을 때 왔구나. 지금 브래들리와 다과회를 하려던 참이네.

브래들리: 좋아서 마시고 있는 게 아니라고. 할배들이 할배취향의 먹거릴 들고 왔으니까야. 보통은 이럴 때, 술이잖아.

브래들리는 불평하면서 내 손안을 보고 더욱 눈썹을 올렸다.

브래들리: 뭐야, 너도 차냐.

아키라: 죄, 죄송합니다... 샤일록에게 부탁해서 받아올까요?

브래들리: 아니, 됐어. 방에 없는 것도 아니니까.

그 말을 듣고 살펴보자, 브래들리의 방 한쪽 구석에서 술병을 발견했다.

아키라: ( 아... 전에....)

스노우: 브래들리, 저번엔 고마웠네. 도와준 김에 그대에게 부탁이 있네만.

브래들리: 거절한다. 그 녀석들을 돌보라는 거지? 목숨이 몇 개라도 모자란다고.

화이트: 그걸 어떻게든 안되겠는가.

아키라: 저기... 저도 부탁드릴게요. 위험한 일을 억지로 떠넘기고 싶은 건 아니지만, 곤란할 때에 상담해 주신다면...

브래들리는 내가 가져온 과자를 먹으며 손을 흔들었다.

브래들리: 무리, 무리. 애초에 북쪽의 마법사가 한 지붕 아래에서 살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브래들리: 변덕으로 같이 행동할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들은 천적이야.

브래들리: 북쪽 나라정도로 무식하게 큰 토지가 있었으니까 지금까지 충돌하지 않고 지낸 거야.

브래들리: 북쪽의 룰은 이렇다. 오즈의 성에 가까이 가지 마라. 쌍둥이가 관리하는 마을 옆에서 나쁜 짓을 하지 말아라.

브래들리: 신출귀몰하는 미스라와 만난다면 웃으면서 후퇴하고, 부리나케 도망가라. 오웬이 말을 걸어도 눈을 마주치지 마라.

아키라: 브래들리는?

브래들리: 이름을 들으면 벌벌 떨면서 잠들어라다. 아하하! 멋지지?

브래들리는 기분좋게 웃으며, 엄지로 튕겨울린 과자를 덥석하고 입으로 캐치했다.

브래들리: 어쨌든, 같이 살 수 있을 만한 녀석들이 아니야. 미스라도 오웬도 속을 태우고 있어. 오웬은 그 형씨 때문이지.

아키라: 그 형씨?

브래들리는 아랫눈꺼풀을 뒤집어 보이듯 자신의 한 쪽 눈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브래들리: 금색 눈 쪽의 주인말이야. 오웬은 괴롭히는 걸 좋아해서 그 형씨에 대한 괴롭힘으로 한쪽 눈을 빼앗았어.

브래들리: 그런데도 뭐, 일단 함께 사이좋게 지내자 따위의 말을 들어봐. 부글부글하지.

아키라: 그런걸까요....

브래들리: 미스라도 그래. 남쪽의 형제. 치렛타의 아들이라고 하잖아. 연적 아들의 얼굴 따위 보고 싶지 않을 거 아니냐.

아키라: 엣, 연적이었나요?

브래들리: 아니야? 그 마녀하곤 자주 같이 있었다고.

스노우: 치렛타에 관한 건 잘 모르네. 하지만 올해는 인연이 있는 상대가 많구나. 아서나 피가로까지 소환됐네.

화이트: 그대는 어떤가, 브래들리. 새로운 마법사들 중에 안면있는 상대가 있었는가?

브래들리는 쌍둥이를 곁눈질로 흘겨보고 차가운 허브티를 마셨다.

브래들리: 또 그거야? 오래 알고 지낸 녀석은 없어.

스노우: 그런가. 그대와 오랜 지인이라고 하면 도적 동료니까 말이야.

화이트: 있다고 해도 그대는 말하지 않겠지. 동료를 팔지않는 남자니까.

아키라: (아... 그런가... 만약 여기에 도적단시절의 지인이 있다고 해도 우리들에겐 말 못하겠구나)

아키라: (그 사람도 감옥행이 될지도 모르니까...)

브래들리: 그런 게 아니야. 나를 구하러 오지 않은 부하 녀석들 따위 언제라도 길동무로 삼아줄 거다.

스노우: 북쪽의 마법사들은 자기중심적이니까 말야. 집단행동을 싫어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지. 하지만 그대는 다르네.

화이트: 북쪽의 마법사들을 통솔했었네. 그대에게는 조직을 꾸리는 재능이 있어. 북쪽 출신이면서 드문 재능이야.

브래들리: 흥. 치켜세워도 소용없어.

스노우: 엄청나게 미남이고.

화이트: 엄청나게 강하고.

브래들리: 후후... 그만 둬.

[고고한 도적의 에튀드 3화]

쌍둥이의 동경어린 시선을 받으며 브래들리는 아주 싫지는 않다는 듯이 웃었다.

스노우: 정말일세, 브래들리. 오즈는 세계정복에 질려서 좌절했지만 그대라면 성공했을 것이네.

화이트: 권력이란 남을 움직이는 힘일세. 그대야말로 마법사 중의 마법사. 거 참 멋지구나.

브래들리: 헤헤... 뭐 그렇지.

스노우: 이런 멋진 보스가 우리들에게 힘을 빌려준다면 좋을텐데 말일세...

화이트: 브래들리 형님한테 밖에 부탁할 수 없는 일인데 말이야...

브래들리: 어쩔 수 없네... 그래서, 뭘 하면 되는데?

스노우,화이트: 해냈다-!

아키라: (깜짝 놀랄 만한 속도로 낚였네...)

스노우: 곧 세계의 이변을 해결하기 위해 현자의 마법사들이 각지에 파견되지 않나.

화이트: 북쪽의 마법사들도 예외가 아닐세. 임무를 시작하기 전에, 미스라와 오웬에게 조직으로 행동하는 법을 알려주었으면 하네.

브래들리: 알려달라고 해도 그 녀석들이 배우고 싶어 하지 않을 거 아냐? 억지로 밀어붙인다면 서로 죽이면서 난장판이 될 거야.

스노우,화이트: 물론.

브래들리: 물론이 아니잖아.. 목숨 걸고 일하려는 사람에게 강요하면서 으스대지 마. 바보녀석...

스노우: 물론 감형도 생각하고 있네. 한 명 당 100년으로 합쳐서 200년 형기를 줄여주마!

브래들리: 그녀석들 뒤치다꺼리가 200년은 싸지. 합쳐서 400년.

화이트: 으음... 300년으로 어떤가.

브래들리: 좋아, 그리고 하나 더. 내 예전 동료를 찾아도 못본 척 해.

브래들리: 100년도 더 전의 일이다. 이제 됐잖아.

스노우: 으-음, 보장하는 건 어렵네.

브래들리: 그럼 이 이야기는 없는 거다. 원점으로 돌아가던가.

화이트: 알았네. 우리들이 선처하지. 대신에 미스라와 오웬의 일, 제대로 부탁하네.

브래들리: 좋아. 그럼 이 녀석을 빌려 간다.

갑자기 옷깃 뒤를 잡혀서 나는 고양이처럼 몸을 움츠렸다.

아키라: 에?

브래들리: 의논할 때 동석해라. 문제없어, 형식적인 허수아비라도 괜찮아. 내가 신호하면 적당히 끄덕여.

아키라: 저, 적당히 끄덕이라니... 어떤 타이밍에 말인가요?

브래들리: 오즈가 비축해 둔 마나석을 준다던가, 영지를 약속한다던가.

아키라: 그, 그런 약속 못해요!

브래들리: 모처럼 현자가 됐으니까 직업 활용하면 되는 거야. 그래서, 장소는? 어딘가 좋은 장소 있냐?

화이트: 식당이 좋겠지. 그녀석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네로에게 진수성찬을 부탁해 둘까?

브래들리: ....아니. 의논하기엔 부적절 해. 샤일록의 바에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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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 어라. 어서오세요, 현자님.

아키라: 안녕하세요, 샤일록.

미스라: 안녕하세요.

오웬: 안녕.

브래들리: 여어, 실례하지. 이 그림, 적당히 걸어놔 줘.

그림 속의 스노우,화이트: 잘 지냈는가, 샤일록!

샤일록: .....

북쪽의 마법사들의 모습을 보자, 샤일록은 웃음을 지우고 한숨을 쉬었다.

샤일록: .... 모처럼 내부 장식을 정돈한 참이었는데...

브래들리: 부시거나 하지 않아. 그렇지? 미스라, 오웬.

오웬: 미스라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르지 않아? 난 초콜릿 맛이 나는 걸로.

미스라: 저는 저거 이외로. 작은 깨질 것같은 삼각 유리잔에 들어있지 않은 걸로.

브래들리: 난 센 걸로. 제정신으로 있고 싶지 않으니까.

아키라: 전 항상 마시는 논알코올 칵테일로...

샤일록: 알겠습니다. 떠들썩한 멤버들입니다만, 오늘 밤은 무슨 모임인가요?

미스라, 오웬: 브래들리가 한턱 쏜대.

브래들리: 마시면서 얘기하자고, 형제들. 네놈들, 마법관에서 사는 건 처음이지? 생활에는 익숙해졌냐?

미스라, 오웬: 전혀.

브래들리: 아하하! 기분은 이해해. 오즈가 있는 곳에선 느긋하겐 못 지내지.

샤일록이 술을 준비하는 동안, 브래들리는 대화를 이어갔다.

경쾌한 그의 웃음소리는 탄환 같았다. 기묘한 공기를 날려 버리고 신호없는 서로의 떠보기가 시작했다.

미스라도 오웬도 마법관의 공동생활에 생각하는 것이 있는지, 회화에 적극적인 분위기였다.

미스라: 느긋한 분위기가 기분나빠요. 오즈도 피가로도 어떻게 된 겁니까? 얼간이처럼 돼버리고.

아키라: 두 사람이 그렇게 바뀌었나요...?

오웬: 바뀐 정도가 아니야. 특히 오즈는 진짜 이상하게 변했잖아. 엄청 말해.

아키라: 마.... 말하나요...?

미스라: 엄청 말하고 있어요. 전에는 100년에 한 번, 목소리를 들을까 말까였어요.

브래들리: 오즈는 다른 녀석들하고 의사소통을 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힘으로 복종시키거나 거부만 하면 돼.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그림 속의 스노우와 화이트를 보자, 두 사람은 생글생글 웃었다.

[고고한 도적의 에튀드 4화]

그림 속의 스노우: 우리들과는 10년에 한 번 정도는 대화했었네.

그림 속의 화이트: 300년에 한 번 정도는 만지게 해준 적도 있었지.

샤일록: 그 이전에, 닿을 만 한 거리까지 가까이 가면, 돌이 될 두려움도 있었지요.

브래들리: 유해졌지, 진짜. 난 이 전에, 피가로랑 같이 밥도 먹었으니까 말야.

오웬: 우와, 최악... 먹은 것의 맛도 못 느끼겠네....

미스라: 그 사람, 진짜 의미를 모르겠어요. 그렇게 거만하고 오만했었는데, 지금 하찮은 의사 나부랭이인 척 하고 있죠?

오웬: ...피가로 말이야, 마력 약해지지 않았어? 지금이라면 나라도 끝장낼 수 있을 것 같아. 브래들리, 시험해 보고 와.

브래들리: 싫어... 틀렸을 때, 어쩔 건데. 그녀석은 괴롭히는 방법에서 성격 나온다고.

오웬: 알아 알아. 예전에 말이야....

아키라: (뭔가.. 위험해 보이지만, 교사의 지금과 옛날 모습에 기뻐하거나 슬퍼하는 동창회같은 대화네....)

오웬: 하지만 변한 건 오즈나 피가로네만이 아니야. 미스라도 이상해.

미스가: 제가?

오웬: 전에 남쪽의 젊은 마법사들을 괴롭히면서 놀고있었는데 방해를 했어. 새파래지고 벌벌 떨어서 재밌었는데.

오웬: 어째서?

미스라: 글쎄요.

오웬: 헤에... 비밀로 하네?

비웃는 오웬을 미스라는 차가운 시선으로 흘끗 쳐다봤다.

아키라: (루틸과 미틸을 지키겠다고 치렛타와 약속한 걸 미스라는 말하고 싶지 않은 거구나...)

아키라: (그것도 그건가... 그 형제를 지키지 못한다면, 미스라는 마력을 잃어버리게 돼....)

아키라: (마법관에 있을 동안은 현자의 마법사로서 동료지만, 언제 적으로 돌아가게 될지 모르는구나)

아키라: (서로의 약점이 될 만한 부분을 자백할 만큼, 서로를 신뢰하고 있진 않아)

미스라: 그러고보니 저도 전부터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요.

오웬: 뭔데?

미스라: 당신의 기묘한 상처는 뭡니까?

오웬: ....글쎄.

미스라: 숨길 필요 없잖아요. 현자님. 당신은 알고 있나요?

오웬: 그것보다 말야. 중앙의 왕자를 오즈가 키웠다는 게 진짜야?

오웬: 그 아이를 소중히 하고 있어? 그 앨 인질로 하면 오즈는 뭐든 말하는 대로 들어주는 거야?

나는 긴장을 띠우며 입을 다물었다. 오웬이 흉계를 꾸미는 듯한 얼굴로 눈을 빛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마법관은 아직, 간단하게 모두 사이 좋아질만 한 장소가 아니다.

오웬: 저기, 현자님....

그림 속의 스노우: 오웬이여. 아서에게 손을 대선 안 되네. 그대가 후회하게 될 것이야.

오웬: 해보라지. 밤이 되면 너희들도 그림 속. 오즈는 마법을 쓸 수 조차 없게 돼.

그림 속의 화이트: 이건 협박이 아니야. 우리들도 상상할 수 조차 없다네.

그림 속의 화이트: 아서와 헤어진 후, 북쪽 나라에 무서운 한파가 돌아다녔네. 오즈의 슬픔에 세상이 끌려간 탓이지.

그림 속의 스노우: 본인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던 것 같네. 아서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오즈는 무의식적으로 세상을 파괴해 버릴지도 몰라.

미스라: 하아? 그 동사자가 대량 발생했던 눈보라는 오즈 탓이었나요?

오웬: 아하하... 뭐야 그게.

오웬은 유리잔을 흔들며 질린 듯이 웃었다.

오웬: 바보같아. 마치, 사랑같잖아.

짤랑하고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를 남기며, 바 안은 정적으로 가득찼다.

침묵하는 미스라의 얼굴을, 움직이지 않는 브래들리의 손끝을, 나는 훔쳐보았다.

오웬의 적색과 금색의 눈동자에는, 가라앉지 않는 초조함이 나오고 있었다.

거북한 마법관. 별난 이웃. 약점을 주위에 언뜻 보여지게 하는 듯한 재회. 이것은 그들에게 있어서 바라지 않은 동창회다.

브래들리: 칫.... 말이 길어졌네. 지금부터 본론이다.

미스라: 이제 졸린데요.

브래들리: 넌 언제나 졸리잖아. 이제부터 현자의 마법사의 임무로 각지로 가게 된다고 한다.

미스라: 에에? 귀찮네...

브래들리: 말할 줄 알았어. 그러니까 현자가 뭐든 준비해 준대. 원하는 걸 말해봐.

아키라: 그, 그건 내용들 듣고, 다른 사람들에게 상담하고 나서...

오웬: 아하하. 본론이 그거야? 너도 참 불쌍하네, 브래들리.

브래들리: .....무슨 뜻이야.

오웬: 어차피 쌍둥이들에게 좋을 대로 부려지고 있지? 하지만, 생각해봐.

초조함의 빛이 눈동자에서 사라지지 않은 채, 오웬은 현혹시키려는 듯 브래들리의 귓가에 달콤하게 속삭였다.

[고고한 도적의 에튀드 5화]

오웬: 너는 벌을 받고 있는데도, 세계정복을 하려했던 오즈도, 피가로도, 고대에 멋대로였던 쌍둥이도 무죄야.

오웬: 무죄 뿐일까, 정의의 편인 척하고 너를 잡아서 영웅행세를 하고있어. 억지로 손해뿐인 역할을 맡아서 불쌍하네.

브래들리: ...........

그림 속의 스노우: 그만두게, 오웬.

그림 속의 화이트: 귀를 기울이지 말게나, 브래들리.

오웬: 몰라. 저기.... 저런 녀석들이 하는 말은 들을 필요 없어. 복수해버려, 브래들리.

오웬: 남에게서 보물을 뺏었던 너도, 전쟁을 일으켜 자원을 뺏어간 국가도, 우리들을 힘으로 복종시키려고하는 오즈네도.

오웬: 정체는 전부 같은 거였다는 걸 알려주라고. 아니면 평생, 묶여진 애완개인 채로 있을 작정이야?

브래들리는 격분하는 일 없이, 턱을 당기며 그를 날카롭게 노려봤다.

으르렁대는 듯한 낮은 목소리가 찌릿찌릿하고 바 안의 긴장감을 높였다.

브래들리: 네놈은 어떤데, 오웬. 기사였던 애송이 하나 기를 꺾지도 못하고 눈알 하나 빼앗고 가버리기나 하지 말란 말야.

 

오웬은 더욱 짙게 웃었다. 좌우 색이 다른 눈동자를 얼어붙인 채로.

오웬: 죽고싶어?

브래들리: 얕보이고 있는 건 그쪽이잖아. 불쌍하게도 말이야.

직후, 오웬은 옆에서 트렁크를, 브래들리는 손에 장총을 출현시켰다.

즉각, 샤일록이 웃으며 말했다.

샤일록: 폐점입니다. 뒤는 밖에서.

그 때, 소란스러운 발소리가 가까이 다가왔다.

무르: 어라, 손님이 잔뜩!

클로에: 우왓, 북쪽의 마법사들이다....

라스티카: 현자님도 계시군요. 안녕하세요. 좋은 밤이네요.

온 건 서쪽의 마법사들이었다. 김이 샌 듯, 브래들리와 오웬은 자리에 앉았다.

브래들리: ...서쪽의 마법사녀석들인가...

북쪽의 마법사들을 보고, 클로에는 희미하게 긴장을 했다.

하지만 무르와 라스티카는 페이스를 무너뜨리지 않은 채로 웃고있었다.

라스티카: 여러분, 모여계시네요. 오늘 밤은 어느 분의 생일파티인가요?

오웬: 누구의 생일도 아니야.

무르: 분명 누군가의 생일은 맞을 거야! 별의 수만큼 사람도 마법사도 있으니까! 해피 버스데이-!

브래들리: 우와...! 좁은 데서 불꽃놀이 하지 말라고! 아픈 꼴을 당하고 싶냐!

브래들리의 공갈협박을 받고, 놀란 고양이처럼 서쪽의 마법사들은 상체를 접혔다.

하지만 금방 공포와 함께 호기심이 표정에 나타났다.

클로에: 아... 아픈 꼴이란 건? 북쪽 마법사들의 소문은 들었지만 예를 들면 어떤 심한 짓을 하는 거야?

무르: 불꽃놀이의 어떤 점이 싫은데? 소리가 싫어? 불꽃이 싫어? 소리도 불꽃도 없는 불꽃놀이는 불꽃놀이라고 생각해?

라스티카: 생일축하가 아니라면 어떤 모임? 우리들도 껴도 될까? 필요하다면 반주도 할게.

북쪽의 마법사들은 일제히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웬: 시끄럽네, 서쪽 마법사들은....

브래들리: 뭔가 이상해진다고... 겁줘도 "그리고, 그리고?" 하는 반응 하고 말이지.

미스라: 진짜 고통을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제가 가르쳐 드릴까요.

나른한 시선에 무서운 압력도 섞어 미스라는 서쪽의 마법사들에게 말했다.

서쪽의 마법사들은 일제히 파랗게 질리고, 그리고 흥분했다.

클로에: 무서워....!

무르: 무-서-워!

라스티카: 무서워! 역시나네!

미스라: 성가시네요...

미스라는 손에 그의 마도구인 수정해골을 꺼냈다. 브래들리가 그것을 한손으로 막았다.

브래들리: 그만둬, 미스라.

라스티카: 멋진 수정해골이네. 맞다, 브래들리. 너는 분명 전에 도적이었지.

브래들리: 그래서 어쨌단거야. 가볍게 말 걸지 마.

라스티카: 희귀한 보물을 본 적 있어? 나도 미술품수집이 취미야. 괜찮다면, 멋진 보물의 이야기를 듣고싶어.

클로에: 그만둬, 라스티카.....

브래들리의 옆에 앉으려고 하는 라스티카의 팔을, 클로에가 소극적으로 잡아당겼다.

브래들리는 콧방귀를 뀌며 그들을 쫓아내는 듯이 한 손을 내저었다.

브래들리: 귀족형씨의 취미하고 같은 취급 하지 마. 나는 실력으로 뺏어서 모은 거야.

라스티카: 왜 도적이 된 거야?

브래들리: 일하기 싫으니까야. 너도 같잖아, 맛간 신랑형씨.

라스티카는 신기하다는 듯이 클로에를 돌아봤다.

라스티카: 나는 일하기 싫었던 걸까나?

클로에: 모, 모르겠지만... 라스티카가 일하는 모습 본 적 없네. 연주로 잔돈을 받거나 하긴 하지만.

샤일록: 라스티카는 태생적인 귀공자의 풍정(風情)이 있으니까요. 그걸 말한다면 브래들리도지만.

브래들리: 하? 뭐가 말이야?

 

[고고한 도적의 에튀드 6화]

샤일록: 당신정도의 마력이 있는 마법사라면, 북쪽 나라에서는 사람들에게 보물처럼 여겨졌을 거예요.

샤일록: 스노우님네나 오즈처럼 보호를 바라는 인간들이 공물을 바치거나 해서, 그거야말로 일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을 겁니다.

샤일록: 그런데 도적이 되었죠. 그런 자신다움을 사랑하는 자세는 저는 싫지 않지만요.

샤일록을 파이프를 물고 연기를 피웠다. 북쪽 마법사들을 바라보고 미소지었다.

샤일록: 새로운 만남이나 새로운 생활은 때론 자유롭지 못하고 답답한 것이지만...

샤일록: 결코 자신다움을 버리는 것이 아니에요. 새로운 자신과의 멋진 만남일지도 모른답니다.

무르: 진화의 이야기네! 강한 생물은 멸종했지만, 환경에 적응한 약한 생물이 살아남았어!

미스라: 우리들이 멸종이라도 할 것 같나요?

무르: 진화를 잊는다면 말이지! 약한 물고기가 손발을 얻고 육지에 올라가, 약한 짐승이 날개를 손에 넣었어. 이것이 진화!

무르: 살아남기위한 궁리는 북쪽 마법사들도 좋아할 거야!

오웬: 네 말은 듣지 않을 거야. 쌍둥이처럼 현혹당해서 서로 죽이거나 하고싶지 않으니까.

그림 속의 스노우: 호호호. 오웬에게 그런 말을 들을 줄이야.

그림 속의 화이트: 호호호. 스노우가 웃어넘길 줄이야.

샤일록과 무르의 말에, 나는 북쪽의 마법사들을 바라봤다.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야말로, 새로운 자신과의 만남. 거대한 물고기에 쫓긴 물고기가 짐승으로, 약한 짐승이 새가 된 것처럼.

어떤 때라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사람도 마법사도 멋지게 변할 수 있다.

브래들리: 칫... 관심 없어. 오늘 밤은 여기까지야. 비켜.

라스티카: 앗.....

퉁하고 라스티카와 부딪히며 브래들리는 바를 떠났다.

오웬: ....뭐였던 거야. 최악.

미스라: 글쎄요.....

오웬과 미스라도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림 속의 쌍둥이들이 한숨을 쉬었다.

나는 브래들리의 뒷모습이 신경쓰였다. 서쪽 마법사들에게 인사를 하고 그의 뒤를 쫓아갔다.

브래들리를 쫓아가자, 그는 한 쪽 손에 든 작은 무언가를 달빛에 비춰보고 있었다.

그것은 고급스러워 보이는 커프스 단추였다. 보석처럼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아키라: 브래들리... 어디서 났나요? 그거.

브래들리: 서쪽 신랑형씨한테 지나가는 척 하면서 슬쩍 했지. 꽤 좋은 돌이잖아.

아키라: 후, 훔친 건가요!? 안돼요! 돌려주지 않으면...

라스티카: 현자님, 브래들리.

등 뒤에서 라스티카의 목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돌아보자, 라스티카는 기쁜 듯이 웃고있었다.

라스티카: 아아, 다행이다. 커프스 단추를 떨어뜨린 걸 아까 깨달았거든요.

라스티카: 네가 주워 준 거구나. 고마워, 브래들리.

훔쳤다는 의심도 하지 않은 채, 라스티카는 브래들리에게 손을 내밀었다.

달빛아래에서 브래들리는 비웃음을 지었다.

브래들리: 안 줘. 이건 내 거야.

라스티카: 그런 거야? 내 커프스 단추라고 생각하는데...

브래들리: 내가 너한테서 훔친 거야. 그러니까 내 거야.

라스티카는 놀라며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라스티카: 훔쳐? 나한테서?

브래들리: 그래. 네놈은 멍하게 있어서 눈치채지 못한 것 같은데, 지나갈 때에 내가...

라스티카: 어째서? 말해줬다면 줬을 텐데.

브래들리는 살짝 숨을 삼켰다.

푸른 빛에 물든 마법관의 홀에서, 눈을 크게 뜨고 라스티카를 응시했다.

라스티카는 평소와 같이, 신사적이며 상냥한 미소를 띠우고 있었다.

라스티카: 내가 마음에 든 것을, 너도 마음에 들어 해줘서 기뻐.

라스티카: 그 커프스 단추는 너에게 줄게. 우리들의 우정의 표시로.

브래들리: .....필요없어.

라스티카: 에?

브래들리: 필요할까 보냐, 이런 거....!

퉁하고 라스티카의 가슴에 커프스 단추를 밀어 붙이고, 거친 발소리를 내며 브래들리는 떠나갔다.

라스티카: 커흑.... 엄청난 힘이네... 왜 화가 난 걸까?

라스티카는 목을 메이며 이상하다는 듯이 커프스 단추를 바라봤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떠나기 직전, 브래들리가 보인 건 굴욕과 격노로 일그러진 표정이었다.

떠난 브래들리와 남아있는 라스티카의 모습을, 한밤중의 푸른 달이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고고한 도적의 에튀드 7화]

미스라: 바보같아... 역시 그 형제는 봉인시켜두자.

미스라: 잠들어 있는 사이에 납치하면 되나. 얼굴을 보고 대화따윌 하니까 기세가 꺾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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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라: .........

미스라: <아르시....>

루틸: .....응.... 미스라씨, 무슨 일인가요?

루틸: 후아아... 잠들 수 없어서 큰일이네요오... 차, 끓일까요?

미스라: ..............

루틸: 후아아.... 기다려 주세요, 5분만 더....

미스라: 다시 자려는 거잖아요, 그거....

미스라: ...... 뭔지, 정말....

-----------------------------------------------------------------

카인: 쿨- 쿨-

(굉음)

카인: .....우와!! 깜짝 놀랐네!!

오웬: 지금 해줘.

카인: 에!? 뭐야!? 오웬!? 뭐하는 거야?

오웬: 마법 실력을 갈고 닦아서 눈을 되찾는다든가 하는 거, 지금 해줘. 나중으로 돌리지 마. 죽일거야.

카인: ..... 안 해.

오웬: 왜.

카인: 기사는 이길 수 없는 싸움은 하지 않으니까다. 너는 강적이란 걸 알고 있어. 죽는 게 목적이 아니야.

오웬: .......

카인: 언젠간 이겨서 이 손으로 되찾을 거야. 그때까지는 수행을 계속한다.

오웬: ..... 흐응....

카인: 납득했으면 돌아가 줘. 후아아.... 정말이지 지금 몇 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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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북쪽 마법사들 사이에 진전도 없는 채, 시간이 흘러갔다.

콕로빈씨로부터 받은 서류를 보며 나는 한숨을 쉬었다.

북쪽 나라에서의 이변에 대한 보고가 산처럼 보내지고 있다. 무서운 생물의 목격정보나, 지역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이변도 많다.

아키라: (북쪽의 토지는 마법의 힘이 강하다고 들었어... 해결하는 데엔 북쪽 마법사들의 힘이 필요해. 하지만, 억지로 따르게 하고 싶은 것도 아니야...)

스노우: 서쪽의 마법사들은 전날, 처음 임무에 나갔다고 하네.

화이트: 무사히 성공했다고 하니 다행이야. 하지만, 우리들 북쪽 마법사들은 언제쯤 하나로 뭉칠지...

샤일록: 우리들, 서쪽 마법사들로 괜찮다면 협력하겠습니다, 현자님.

아키라: 샤일록.....

샤일록: 우리들의 서쪽 나라는 최근에 가장 변화가 격심했던 나라에요.

샤일록: 환경이나 시대의 변화의 혼란스러움과 본연의 자신다움 사이에서 마음이 흔들리는 건 잘 알아요.

샤일록: 북쪽의 마법사 모든 분도 분명 같을 테지요.

아키라: ....샤일록은 어떻게 변해가는 환경이나 시대에 대응해 나갔나요?

샤일록: 평소와 같아요. 파이프를 피우며 즐기는 거에요.

샤일록: 어떤 것이라도 궁리하는대로 즐거움은 생겨나니까요. 즐기는 법 안에 자신다움이 있어요.

미소짓는 샤일록의 머리를 상쾌한 바람이 흔들었다.

아키라: (그렇네... 이 세계에 와서 스마트폰도 편의점도 없어서 답답하고 불편한 적도 있었지만)

아키라: (익숙하지 않은 세계라고 해도 즐길 수 없는 건 아니었다. 분명, 북쪽 마법사들도...)

아키라: 저, 잠깐 브래들리와 상담하고 올게요.

보고서 한장을 쥐고 나는 마법관을 항해 걸어가려 했다.

그 때, 등 뒤에서 브래들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브래들리: 여어, 현자. 할 얘기가 있다. 미스라와 오웬을 협력시키기 위한 건에 대해서다.

아키라: 브래들리....! 브래들리고 생각해주고 있었군요.

전의 일로 할 의욕이 없어져버렸나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는 당연한 듯이 끄덕였다.

브래들리: 당연하지. 상을 받지 않았으니까 말야.

브래들리: 은혜를 받는 건 딱 질색이야. 내가 원하는 건 내 손으로 빼앗으러 간다. 좋은 생각이 있어. 손을 빌려줘.

아키라: 물론이에요! 샤일록네도 도와준대요.

브래들리는 샤일록을 슬쩍 보고 히죽하고 웃었다.

브래들리: 그거 좋지. 너희들이 좋아하는 위험한 꼴을 당하게 해줄게.

샤일록: 어라. 두근두근하네요.

브래들리: 미스라도 오웬도 고집이 세지만 근본은 단순하다. 임무를 게임이라고 생각하게 해서 경쟁하게 하면 돼.

브래들리: 진수성찬이라도 덧붙이면 간단하게 좋아하겠지. 미스라는 입맛이 고약하고, 오웬은 단것광이지만 말이야.

아키라: 그러고보니 파티에서도 맛있는 음식을 좋아해 줬었네요! 그럼 빨리 네로에게 부탁해서...

브래들리: 내가 부탁할게.

브래들리는 작게 웃었다. 북쪽의 마법사이지만, 양지가 어울리는 온화한 미소였다.

브래들리: 머리를 숙이고 부탁할게. 이것이 나의 진화다. 나쁘지 않지?

브래들리: 어중간하게 나오다니, 꼴불견이라고 생각했지만. 손발이나 날개라면 내 무기가 늘어난 것 뿐이야.

내가 입을 열기 전에 박수소리가 들렸다. 스노우와 화이트가 짝짝하고 박수을 치고 있었다.

뒤늦게 샤일록도 박수를 쳤다.

샤일록: 멋지네요. 당신같이 무서운 사람이 머리를 숙인다면, 누구라도 두 손 들거에요.

브래들리: 말 잘하는데. 너하곤 마음이 맞을 것 같아.

아키라: 그럼, 딱 맞는 안건이 있어요! 이거 말인데요...

브래들리: 어떤 거야. 보여줘 봐.

브래들리: ...도적단 단속?

[고고한 도적의 에튀드 8화]

수일 후, 나는 서쪽의 마법사들과 중앙 나라의 북쪽 변두리에 왔다.

북적이는 마을은 근처에 없지만, 북쪽의 나라와 중앙의 나라를 연결하는 지역으로, 큰 짐을 수송하는 상인들이 많았다.

이 근처에 도적들의 아지트가 있다고 한다. 그 아지트를 발견해서 겨냥도를 만드는 것이 서쪽 마법사들의 일이었다.

무르는 도중까진 함께 있었지만, 훌쩍하고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오늘 밤은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클로에: 인간이라곤 하지만 도적단이라니 무서울 것 같아. 무르도 없어져 버렸고, 괜찮을까?

라스티카: 클로에가 만들어 준 의상이 있으면 분명 괜찮을 거야. 도적단 동료인 척해서 속여 넘길 수 있어.

샤일록: 문제는 도적들의 은신처를 어떻게 찾는가네요.

아키라: 그렇네요. 이 근처일 텐데요...

그때, 말발굽소리가 울려 퍼졌다. 가벼운 차림을 한 남자들이 날렵하게 말을 타고 달리고 있었다.

???: 해냈다고! 오늘 밤도 대수확이야! 덜떨어진 부자놈들!

???: 와하하! 두목의 그것만 있으면 어떤 일이라고 누워서 떡먹기야! 보물을 늘어놓고 밤새 마셔보자고!

흙먼지를 날리며 말을 타고 남자들은 황야로 사라져 갔다.

클로에: ...방금 그사람들, 보물이라고 했지... 도적단의 동료일까...?

라스티카: 하지만 가벼운 차림이었어. 도적이 일을 성공시킨다면, 좀 더 짐이 많아져야 하지않아?

샤일록: 기묘하네요... 그들의 뒤를 쫓아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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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을 잠시 따라가자, 황야에 덩그러니 서 있는 폐허가 보이기 시작했다.

살짝 폐허 안을 보자, 낡은 술집같은 방에 거칠어 보이는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었다.

폐허에 어울리지않는 금은보화도 테이블 위에 놓여있었다.

클로에: 이거... 찾은 거 아니야? 분명, 도적단의 은신처야....

라스티카: 우리들은 저기로 정찰하러 들어가서 북쪽의 마법사들에게 상황을 자세히 보고하면 되는 거지요.

라스티카: 그들이 도적단을 죽이지 않고 잡을 수 있게 훈련하기 위해서.

아키라: 네... 잘 부탁드립니다.

샤일록: 한번 성공한다면, 북쪽의 마법사들도 자신감이 붙을 거에요. 그리고 새로운 즐거움을 찾을 터.

샤일록이 파이프를 물고 후우하고 연기를 폐허 안에 흘려 보냈다.

샤일록: <인뷔베르>

둥실둥실하고 떠도는 연기를 받고 안에 있던 사람들은 픽픽 쓰러져 갔다.

클로에: ...모두 도적인걸까? 엄청 굵은 팔... 엄청난 문신! 아, 하지만, 이 문신 멋있네.

샤일록: 마법사는 없는 듯 하네요. 어떻게 한순간에 대량의 보물을 옮기거나 했을까요?

라스티카: 건너편에도 방이 있을 것같아. 가보자.

안쪽 방을 열자, 훔친 듯한 보물이 잔뜩 잠들어 있었다.

클로에: 굉장해....! 반짝반짝하는 목 장신구에 금으로 만든 오브제. 상자 안엔 금화가 가득 들어있어!

라스티카: 멋지네. 진귀한 물건이 있을까?

샤일록: 도난당한 물건이라고요. ...어라. 저 벽에 있는 천에 덮인 큰 판자는 뭘까요?

라스티카: 꽤나 큰 물건이네. 이 방의 벽과 거의 같은 크기야. 천을 걷어보자.

라스티카: <아모레스트 뷔엣세>

라스티카가 주문을 외자 커다란 천이 둥실하고 공중에 떠올라, 바닥 한 쪽 구석에 떨어졌다.

나타난 것은 거대한 그림이었다. 귀부인들이 열을 이루고 봄의 초원을 걷고있는 그림이었다.

그림에 대한 지식이 없는 나라도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알 만큼, 섬세하면서 압력이 있는 명화였다.

라스티카: 이거 멋지네.... 서쪽의 나라에서 유명한 화가의 작품이야. 이런 곳에서 발견하다니...

클로에: 어딘가 훌륭한 저택에서 훔쳐온 거겠지.

클로에: 하지만, 이런 커다란 그림, 어떻게 가져온 걸까?

클로에의 말에 방 안을 둘러보았다. 거대한 그림에 비하면, 창문도 문도 작다.

분해하지 않는 이상, 이 방에 넣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런 건 하지 않은 듯 했다.

샤일록: 역시 마법사나 마도구가 연관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라스티카: 뒤는 북쪽의 마법사들에게 맞기자. 뭘, 괜찮을 거야.

라스티카: 북쪽에는 보물을 빼앗는 것에 능통한 좋은 취향을 가진 마법사가 있으니까.

[고고한 도적의 에튀드 9화]

브래들리: 자, 시작하자고! 이게 서쪽 마법사들이 준비해 준 아지트의 겨냥도다.

미스라: 겨냥도따윈 필요 없잖아요. 건물째로 뭉개버리면 되고.

오웬: 상대는 인간이잖아? 금방 죽일 수 있어.

브래들리: 목적은 죽이지 않고 잡는 거다. 익숙하지 않겠지만 힘 좀 빼고 해줘. 성질 급한 바보가 아니라면 할 수 있어.

브래들리: 너희들 중 어느 쪽이 잘 하려나. 잘 한 쪽한테는 거하게 한 턱 내지.

미스라, 오웬: ......

미스라: 이 사람만큼 바보는 아닙니다.

오웬: 아하하. 내가 할 말이야. 미스라보다 바보라고 생각되는 건 거절할게.

그림 속의 스노우: 호호호. 착한 아이들이구나. 그대들의 활약을 우리들이 옆에서 지켜보지. 현자에겐 우리들의 운반역을 부탁하겠네.

아키라: 알겠습니다. 그리고... 브래들리, 이걸.

브래들리: 뭔데?

아키라: 라스티카 한테 받은 거에요. 요전에 커프스 단추... 첫 임무에 대한 축하선물이라고.

커프스 단추를 내밀면서 나는 주뼛주뼛 브래들리를 보았다. 그를 화나게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브래들리는 화내지 않았다. 나의 손가락을 감싸고 예쁜 커프스 단추를 쥐게 했다.

브래들리: 필요없어. 네가 받아 둬.

아키라: 하지만.....

브래들리: 신랑형씨한텐 대신 다른 걸 쏘게 할 거다. 그녀석은 좋은 취향의 물건이야. 소중히 간직해 둬.

브래들리의 목소리는 온화하고 좋은 울림이며 우호적이었다. 그의 이런 목소리는 처음 들었다.

상냥한 미소를 본 것도 따듯한 손끝에 닿은 것도 처음이었다.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가슴이 고양됐다.

아키라: 네.... 알겠어요, 브래들리.

그는 매우 소탈하게 나의 등을 두들겼다. 눈을 찡긋하고 좁히며 웃으면서.

그림 속의 화이트: 그럼, 우리들 북쪽 마법사들의 첫 임무를 축하하며 건배라도 할까.

미스라: 건배? 술도 유리잔도 없잖아요.

브래들리: 아지트 안에 있어. 전부 정리한 후에 한 잔 하자고.

오웬: 쓴 맛은 싫어.

그림 속의 화이트: 지금은 손바닥을 잔 대신해서 건배하는 흉내라도 내자꾸나. 무무무....

스노우와 화이트가 그림에서 빠져나와서 우리들의 눈 앞에 떠올랐다.

스노우: 건배!

화이트: 건배! 북쪽 마법사들에게 축복을!

유리잔을 쥔 척하며 쌍둥이는 동료를 향해 주먹을 내밀었다.

다른 마법사들도 귀찮다는 듯이 툭하고 주먹을 맞붙였다.

그리고 씩씩하게 몸을 돌리고 걸어 나갔다.

브래들리: 그럼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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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 아하하! 오늘도 잘 풀렸다고!

도적: 하지만 요 전의 밤은 뭔가 이상했었지... 전원 술에 곯아떨어지다니 말야.

도적: 그날 밤, 뭔가 달콤한 냄새를 맡은 기분이 들지만... 응? 무슨 소리가....

도적: ....! 누구냐! 네놈들.....

미스라: <아르시무>

도적: 아.....앗. ...가, 갑자기 졸음이....

미스라: 인간들을 잡으라니 쉬운 일이죠.

미스라: 아... 신상 술병이다. 건배용의 술은 이걸로 괜찮을까요. 달아 보이진 않지만, 뭐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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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 뭐야? 밖에 무슨 일이 있었나?

오웬: 글쎄. 무슨 일이 있었을까.

도적: 뭐야, 네놈....! 허약해 보이는 기생오래비(優男)가 여기서 살아서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오웬: 헤에. 뭘 해줄 건데?

그림 속의 스노우: 이봐, 그만두게! 오웬....!

도적에게 다가가는 오웬을 보고 그림 속에서 스노우가 튀어나왔다.

그것을 보고 도적들은 기겁하며 자빠졌다.

도적: 히이이....! 그림 속에서 유령이 튀어나왔다....!

화이트: 유령은 나일세.

도적: 조심해! 이녀석들 마법사다! 보스의 마도구를 뺏으러 온 거야!

아키라: 보스의 마도구...?

오웬: 훔쳤다면 도난 당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오웬: 그러니까 난 트렁크 뚜껑을 열지 않도록 하고 있어. 하지만, 특별히 보여줄게.

오웬: 자, 이 쪽으로 와. 내 비밀스런 보물을 보여줄게.

도적: 뭐..... 뭐라고...? 마법사 상인인가....?

도적: 마법사의.... 비밀스런 보물.....

오웬: 후후.... 자, 이리 와.

스노우: 오웬! 트렁크를 열어선 안 되네!

화이트: 그대들도 도망치게나!

도적: ........!?

오웬: <쿠레 메미니>

도적: ......! ......읏 ....모...몸이 안 움직여.....!

도적: 사, 살려줘....!

오웬: 후후. 싫어.

스노우: 휴.... 케로베로스를 꺼내는 줄 알았네.

오웬: 안 해. 미스라도 아니니까.

오웬: 정의의 편같은 짓을 해서 구역질 나. 너, 괴롭혀도 돼?

도적: 힛, 히이...잇.

오웬: 괜찮아. 아프지 않으니까. 나하고 말하면서 공포로 벌벌 떨어주면 돼.

오웬: 나답게 즐기는 방법도 중요하다고... 누가 말했었지?

도적의 턱을 쓰다듬으며 오웬은 비웃음을 띠었다.

뭔가 말하려고 했을 때, 안쪽 방에서 격한 소음이 들려왔다.

스노우: 마법의 기운이네! 현자여, 저기로 가보자고!

아키라: 알겠습니다!

[고고한 도적의 에튀드 10화]

안쪽방으로 향하자, 장총을 든 브래들리가 있었다.

브래들리: 현자냐.

아키라: 브래들리! .....! 그 사람은....

???: 가까이 오지 마....!

금은보화의 산 위에 서있는, 곰같은 털복숭이의 커다란 남자가 외쳤다.

다른 도적보다 좋은 복장으로, 몸에는 보석을 두르고 있었다. 한쪽 팔엔 거대한 항아리를 안고 있었다.

짐승의 입 안같은, 이빨 모양이 그려진 예스러운 항아리였다.

브래들리가 대담하게 웃었다.

브래들리: 그녀석이 마도구인가. 그 항아리 안에 보물을 빨아들이고 달아난 거였어.

아키라: 저런 작은 항아리에....!?

화이트: 마법은 신기한 짓을 하는 기술이네. 조심하게, 현자여. 항아리에 향해진다면 빨려들어 갈 것이네.

아키라: .......윽.

긴장으로 몸이 굳어졌다. 그런 내 옆에서 브래들리는 웃었다.

브래들리: 잔챙이들을 미스라네하고 싸우게 하고 넌 강 건너 불구경이냐! 혼자 보물을 빼앗고 달아날 셈이냐고.

브래들리: 그것도 두목이냐,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꼴통자식!

도적단의 두목: 입 닥쳐! 너희들도 빨아들여 주지!

털복숭이의 거대한 남자가 이쪽으로 항아리를 들이댔다.

그것보다 브래들리가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 더 빨랐다.

브래들리: <아도노포텐스무>!

도적단의 두목: 아아....! 마법의 항아리가....!

눈부신 빛을 발한 항아리가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 기묘하게 팽창했다.

스노우: 조심하거라, 현자여....! 항아리에 담긴 금은보화가 일제히 넘쳐 나올걸세...!

아키라: 엣? 에....!?

파도가 치는 것처럼, 빛나는 보물들이 흘러 넘쳐 나왔다.

브래들리: 온다....!

브래들리에게 팔을 잡혔다. 브래들리는 마법으로 창문을 부수고 단숨에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림 속의 쌍둥이와 도적단의 두목도 함께.

브래들리: 위험했잖아....! 털보 아저씨를 압사시킬 뻔했네!

브래들리에게 안겨있으면서, 발 아래의 황야의 폐허를 내려다봤다.

쏜살같이 튀어 나오는 도적들에 이어서, 창문이나 문에서 세차게 보물이 흘러나왔다.

도망쳐나온 도적들의 움직임을 마법으로 멈추면서, 미스라와 오웬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오웬: 잠깐. 그쪽이 죽이지 말라고 했잖아.

미스라: 건배용 술병, 깨져버렸어요. 정말이지....

브래들리: 미안, 미안!

화이트: 모두, 무사해 보이는구나. 미스라, 오웬. 훌륭했네!

스노우: 브래들리도 정말이지 잘 해주었네! 착한 아이들이구나!

아키라: 고생하셨습니다, 여러분!

브래들리: 옷, 맞다.

브래들리는 생각났다는 듯이 공중에 피난시킨 털보남자의 품을 뒤졌다. 그러자, 고급스러워 보이는 술병이 나왔다.

득의양양하게 밤하늘에 치켜들며 아래의 미스라들에게 웃어보였다.

브래들리: 있었다고, 형제들! 한 잔 하자!

미스라네도 웃으며 끄덕였다. 무수히 빛나는 별같은 금은보화에 둘러싸이면서.

이렇게 북쪽 마법사들의 첫 임무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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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라: 그립네..... 그로부터 북쪽 마법사들도 조금은 친숙해졌을까....?

커프스 단추를 소중하게 보관하고, 나는 자신의 방을 나왔다.

브래들리: 오오, 현자냐.

문을 열고나온 참에 딱 브래들리와 마주쳤다.

팔에는 술병과 유리잔 두 개. 나는 확실히 말하진 않겠지만, 누구의 방에 가는지 지금은 안다.

차이는 날도 있는 듯하지만, 잘 지내는 것 같다.

아키라: 안녕하세요, 브래들리. 지금부터 한 잔 하시나요?

브래들리는 잠시 생각하고, 느닷없이 히죽 웃었다.

그리고 내 팔을 슬쩍 당겼다.

브래들리: 너도 껴라, 아키라.